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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

을지로에 새로운 감각을 입히다

을지로에서는 발밑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작은 입간판 혹은 출입구에 조그맣게 쓰여 있는 글귀를 눈여겨 보고, 무심코 지나쳐 버리기 쉬운 작은 불빛을 따라 허름한 빌딩의 계단을 오르면 창밖과 전혀 다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바깥으로 비트가 흘러나오는 철문 안쪽에는 을지로에 새로운 감각을 입히는 신인류들의 독특한 세계가 자리 잡고 있다.

제조업 쇠락과 함께 빈 공간이 늘어가던 을지로의 낡은 건물들. 이중 임대료가 저렴한 고층 공간을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아지트로 꾸미기 시작했다. 임대료가 비산 1, 2층과 달리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고층은 젊은이들이 적은 자본으로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기존의 낡고 투박한 공간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신인류’들은 을지로의 지역색을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몇십 년 넘게 운영해온 오래된 공구 상가와 힙한 바가 한 건물 안에 공존하는 낯선 풍경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이 지역에 뉴트로 열풍을 일으켰다. 밤이 다가올수록 셔터를 내린 가게가 늘고 골목에는 점차 어둠이 내려앉는다. 하지만 이 지역에 새롭게 흘러들어온 신인류들은 을지로의 어둠을 밤늦도록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