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다방 올드앤뉴

21세기 다방의 변신

을지로 골목에는 여전히 운영 중인 다방이 많다. 다방은 일반적으로 차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는 목적 외에도 주변 금속 골목이나 인쇄소 사람들의 사무실 겸 응접실로도 애용됐다. 나름대로 규모가 있는 경우 2층에 비교적 조용한 접대실이 있지만, 작은 업체의 경우 기계 돌아가는 소음과 먼지, 매캐한 공장 냄새를 피해 인근 다방에서 다른 업체와의 미팅이나 계약을 처리하곤 했다.

이제 단골의 대부분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거나 신문을 보는 노인들이지만,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고스란히 남은 을지다방에서는 쌍화탕 한 잔의 분위기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왕왕 보인다. 을지냉면에서 평양냉면을 맛본 후 같은 건물 위층에 있는 을지다방에서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코스는 최근 레트로 문화를 즐기는 젊은 층 사이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이 났다.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졌던 다방은 오늘날 젊은 층에게 다시금 낯선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젊은 세대가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문화로 여겨지는 것은 물론이고, 다방이었던 공간의 옛 흔적을 지워내 버리는 대신 새롭게 리모델링한 공간에 이를 적극적으로 이식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폐업한 다방의 촌스러운 간판이나 다방 이름을 원색 테이프로 붙여 놓은 낡은 나무문은 새 인테리어와 오묘하게 어우러진다. 을지로를 찾는 젊은 층에게는 이러한 요소가 오히려 익숙하지 않아 ‘힙한’ 것이 됐다.

최근 을지로 인쇄소 골목 한편에는 다방의 복고풍 분위기를 재해석한 카페가 새롭게 문을 열기도 했다. 옛 다방에서 쓸 법한 테이블과 가죽 소파는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있는 듯하지만, 곳곳에 무심하게 꾸며놓은 인테리어는 쌍화차 한 잔이 더 어울릴 법한 풍경을 180도 바꿔 버린다. 묵직한 인상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에 어둑한 공간을 밝히는 샹들리에와 화려한 꽃무늬 커튼. 여기에 일일이 핸드드립해 칵테일 잔에 담겨 나오는 시그니처 커피는 21세기에 멋스럽게 재탄생한 다방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