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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골뱅이

피땀 눈물을 함께한 블루칼라의 소울 푸드

을지로 지역은 오래전부터 블루칼라 노동자의 집결지로 여겨졌다. 을지로 골뱅이는 이 지역을 대변하는 음식이자 이들이 흘린 피땀 눈물을 함께한 소울 푸드이다. 파채, 다진 마늘, 고춧가루, 먹태만 넣고 버무린 칼칼한 매운맛의 골뱅이무침은 귀갓길의 술 한 잔과 함께 당시 노동자들의 고된 하루를 달래주던 음식이었다.

이 일대가 인쇄업 밀집 지역으로 성장하던 1960년대 말, 구멍가게에서 술안주로 내놓던 골뱅이무침이 유명해지자 하나둘 번듯한 가게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의 을지로 골뱅이 골목을 형성했다. 1980년대만 해도 2,500원이었던 가격은 오늘날 2만 8,000원으로 올랐다. 허름하고 조그만 가게 안이나 평대에서 먹던 투박한 맛을 따라가긴 어렵지만, 하루의 스트레스가 잊힐 만큼 매콤한 맛에 매료된 인근 직장인들이나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까지 이 골목을 즐겨 찾으며 더욱 유명해졌다.

본래 을지로에는 아침과 점심에만 운영하는 밥집이 많았는데, 이는 밤샘 작업을 끝낸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간밤의 허기를 달래곤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인쇄 산업이 내림세다 보니 밤샘 작업도, 아침 식사가 가능한 밥집도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이 지역의 음식에는 노동자의 생활과 삶이 담겨 있고 도시가 지나온 시간이 스며들어 있다.

사진제공 CA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