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디자이너의 인쇄소는 어디인가?

2019.03.13. (수)
  • #디자인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인쇄소란 상상력이 현실화되는 장소인 동시에 시험대요, 전쟁터다.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인쇄소가 그것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한다면 그저 멋진 허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좋은 인쇄소를 찾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을지로에서 충무로 일대까지 분포된 수많은 인쇄소 가운데 자신과 잘 맞는 업체를 찾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이곳저곳을 누빈다. 그중 퍼스트경일은 디자이너만큼 실천력이 강한 인쇄소다. 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이 자신들의 단골 인쇄소로 주저 없이 이곳을 꼽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왼쪽부터 김어진-권준호 일상의 실천 실장, 김현호 퍼스트경일 대표, 일상의 실천 김경철 실장


퍼스트경일은 디자이너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인쇄소는 아니지만 실력 하나만큼은 유명 인쇄소 못지않은 숨은 고수와 같은 곳이다. 지금까지 주로 서울시립미술관과 협업했는데 지난 6년간 서소문 본관, 북서울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등 5개 산하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도록을 다수 제작했다. 일상의 실천 역시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린 <생명수업: 세상에게>전의 디자인을 진행하며 퍼스트경일과 첫 인연을 맺었다. 권준호 일상의 실천 실장은 당시 전시를 기획하던 큐레이터가 퍼스트경일을 강력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그때까지 한 인쇄소에 정착하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단골 인쇄소가 생긴 셈이죠.” 이들이 뽑은 퍼스트경일의 장점은 강한 추진력과 정성이다. “사실 이미지를 구상한 디자이너조차 그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전까지 해보지 않은 후가공을 시도할 때 더욱 그렇죠. 그럴 때면 퍼스트경일 사장님이 저희를 근처 코팅집이나 박집으로 데려가 그 자리에서 바로 제작해 보여줍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신뢰가 갈 수밖에 없어요.” 서울시립미술관과 진행한 ‘북한 프로젝트’의 경우 지금껏 시도해본 적 없는 에메랄드 컬러의 박 인쇄를 시도했는데 이것 역시 퍼스트경일의 제안과 인프라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늘 스케줄에 쫓기는 인쇄소가 자기 시간을 내가며 디자이너와 소통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일. 두 회사 모두 이 과정을 즐기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김현호 퍼스트경일 대표는 “일상의 실천의 디자인 실럼이 우리에게도 특별한 자극이 된다”고 말한다. 새로운 미션은 늘 어려운 숙제지만 완성했을 때의 보람도 그만큼 크다는 것. 또한 언제나 충분한 대화를 거쳐 인쇄물을 제작하기 때문에 결과가 한층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무뚝뚝한 말투와 달리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한없이 친절해지는 사장님이야말로 퍼스트경일의 가장 큰 자산이 아닐까? 철저한 감리 역시 이곳의 장점이다.


*퍼스트경일

설립 연도 2007
주소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 308 조양빌딩 603
인쇄 기기 미쓰비시 대국전 인쇄기
주요 협력사 일상의 실천서울시립미술관 등
특장점 폭넓은 후가공 네트워크와 발 빠른 추진력
문의 02-2263-4782


퍼스트경일 X 일상의 실천의 제작 노트

1, 12, 13, 15 ‘북한 프로젝트의 디자인 결과물. 무선 제책으로 만든 사전 도록과 양장 제책한 후속 도록, 두 번에 걸쳐 제작했다. 사전 도록의 느낌을 양장본에 다시 한 번 재현하기 위해 띠지에 색지와 같은 색감과 질감의 텍스처를 덧입혔다. 띠지의 책등 부분에는 ‘NK PRO’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하드커버의 텍스트와 이어져 자연스럽게 ‘NK PROJECT’로 읽히도록 하는 것 또한 제작 당시의 과제였다. OJ 사이의 자간이 어색해 보이지 않게 하려면 간격을 2mm 내외로 줄여야 했는데 인쇄 당시 몇 번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반복해가며 텍스트를 정렬시켰다.

2, 8 <생의 고백, 춤의 기억> 전 포스터와 제작물.

3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2015’ 도록.

4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린 <로우 테크놀로지: 미래로 돌아가다>전 책자.

5 2014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작품집.

6 <, 삶의 품격을 담다>전 도록.

7, 9 서울 변방 연극제 제작물과 포스터.

10 2015 엠네스티 연례 보고서

11 <불각의 아름다움 조각가 김종영과 그 시대>전 작품집.

14, 16 <어제의 행성>전 티켓과 포스터.


제작  월간 <디자인>

편집  어반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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